개인과 함께 그 사이, 코리빙 시대
By 오누리 (스토리텔러)
1인 가구 520만 시대. 그로 인해 ‘혼족’, ‘혼밥’, ’혼술’과 같은 파생된 신조어들이 등장했다. 국가 인구 반 이상을 차지하는 도시 인구에서 이들의 인구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며 그들의 소비력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를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뿐만 아니라 뉴욕, 런던 등 세계적인 도시에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1인 가구를 위한 라이프 스타일 제안과 상품들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지만 정작 1 인 가구는 생활의 단편적인 부분의 편리로만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데 그 한계와 갈증을 느끼고 있다. 그게 바로 ‘사회적 인프라’ 이다.
사실 1인 가구가 젊은이들에게만 해당하는 화두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앞으로 늘어날 노인가구들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즉 시장의 경제적 가치와 규모 측면에서1인 가구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 서비스 제공은 큰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 사회 복지 측면에서도 은퇴한 노인들을 비롯해 가족을 떠나 타향살이를 하는 새내기들이 혈연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갈 수 있는 자구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주거 형태와 서비스를 통해 1인 가구를 위한 ‘사회적 인프라’을 제공하는 서비스 환경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제 오늘날 도심의 1인 가구가 실험 중인 새로운 주거의 가능성을 국내외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위워크 ‘We Work’에서 위리브 ‘We live’
노이만(Adam Neumann)과 맥캐블리(Miguel Mckelvey)는 소규모의 공유사무실을 제공하는 그린데스크(Green Desk) 브랜드를 설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침체는 오히려 그린 데스크가 성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동시에 브랜드의 정체성을 재고할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 ‘공동체의 네트워크’에 집중하기 위한 사업모델을 재정비하여 2010년 위워크(We Work)을 출시했다. 설립 7년 만에 16개국 160 여개의 지점으로 확대되면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홍콩, 싱가포르, 타이완 등 동남아시아에서 특히 위워크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강남역과 을지로를 중심으로 1000에서 3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위워크 사무실을 런칭했다. 하지만 두 창업자는 또 다른 ‘공동체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주거의 형태’에서 발견하고 코리빙 사업 확장을 추진하였다. 바로 위리브(We live) 브랜드다.
라이프 서포터를 자처하는 위리브 브랜드는 기존의 코리빙 사업 시장에서 시험 모델단계이다. 하지만 사용자 경험의 데이터를 쌓아가며 경쟁력 있는 서비스 콘텐츠를 설계하고 있다. 이용자에게 편리한 유연한 임대료 지불 방식과 소득 증명 같은 까다로운 절차를 최소화하여 사용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에 포함된 가구, 리빙 제품, 아파트 관리비는 합리적으로 느끼게 한다. 입주자들의 네트워크를 활성화 시키는 바, 주방, 테라스, 체육관과 같은 다양한 시설 제공을 함으로서 효율적인 사회적 성공과 삶의 질 향상을 이룰 수 있는 플랫폼을 창립자들은 꿈꾸고 있다.
<위워크 위리브가 곧 개편할 주거 환경과 편의시설 계획 그림 ;사진출처_http://raylong.co>
2. 컬렉티브 하우스에서 렌탈 스페이스로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 먼저 코하우징의 문화를 받아들여 사회문제의 방안책으로 발전시켰다. 그 역사는 생각보다 긴 편이다. 덴마크에서 시작된 코하우징의 개념을 일본에서 주거 설계자들이나 전문가들 중심으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일본의 특성상 스웨덴과 유럽에 퍼진 공용공간을 공유하는 특성이 옅은 그룹 리빙의 주거형태가 우세했다. 하지만 만능 개인주의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거주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운영하는 컬렉티브 하우스(Collective house)을 통해 네트워크 기회를 자연스럽게 형성하는 주거형태가 등장했다. 하지만 토지 임대에 대한 방안이 미비한 상태에서 컬렉티브 하우스의 활성화를 위해 주택도시정비공단이나 주택공급사의 참여는 불가피하게 하다. 그래서 다양한 조합과 주택연구회들이 조성되어 실험적인 코리빙 주거 형태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룹 리빙과 달리 컬렉티브 하우스는 다양한 세대가 공동생활을 공유하면서 세대 간의 네트워크를 이룰 수 있는 환경이다. 이렇게 컬렉티브 하우스는 일본 사회 속에서 증발해버린 공동체 의식을 복원할 매개로 떠오르면서 저가형 컬렉티브 하우스부터 수영장, 요가 시설까지 갖춘 고가형까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도쿄 하우스 비전 전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라 겐야의 기획 아래 전시는 함께(코)와 개인(인디비쥴얼)의 합성어인 ‘코디비주얼’을 주제로 더 이상 한 지붕 아래 같이 살지 않지만 언제나 연계해 살아가는 앞으로의 주거 양식을 화두에 던졌다. 일본의 대표적인 12기업과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주거 디자인 중 ‘렌털 스페이스 타워’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건설회사인 다이토 트러스트 건설과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의 합작으로 기존의 컬렉티브 하우스보다 거주자들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오픈 공간(영화관,도서관, 대형 욕조, 텃밭, 공유 부엌)을 늘렸다. 반면 개인 공간과 공유 공간 분리를 복도를 통해 철저히 분리시켜 프라이버시 침해를 최소화하였다.
<다이토 트러스트 건설과 건축가 후지모토 소우가 제안한 렌탈 스페이스 타워;사진출처_월간디자인 >
밀레니얼 세대와 비전통적인 가족의 구성원들이 더이상 사회적 소수가 아닌 시대에서 다양한 삶의 형태와 가치는 주거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들 세대에게 집은 투기 대상이 아닌 자아실현과 안락함 간의 균형을 찾는 대상으로 인식하는 만큼 이를 포용할 주거 환경과 합리적인 사회적 플랫폼은 부족한 상태다. 특히 국내에서도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속도가 가속화 되면서 일찍이 소셜 주택이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 실험화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미비하지만 주거형태의 다양화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