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웃’ 이스탄불
By 오누리 (스토리텔러)
‘터키(Turkey)’라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옛 과거의 동로마 영광과 자라SPA 브랜드의 중심지라는 이미지로 더 많이 아시아인들에게 알려져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정치적 사건 때문에 관광객들이 겁을 먹고 방문을 꺼려했던 게 사실. 하지만 서서히 터키에 문화적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15번째 이스탄불 아트 비엔날레 때문이다. 터키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트의 사조의 발전과 부흥들이 문화적 자신감을 다시 심어주고 좋은 이웃 국가로서 한발 다가서기 위한 기획의 의도가 돋보인다. 1987년 이후로 12년 전부터 시작된 이스탄불 비엔날레는 다양한 방면에서 도시의 현대적인 문화의 시작이자 세계적인 종착지로서 터키 문화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결정적 역할과 힘을 ‘자라’를 통해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터키를 거점으로 ‘자라’는 자원과 제조, 운송을 통해 패션 유통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성공한 사실은 터키의 지리적 이점과 자원의 영향력을 입증하는 셈이다. 그만큼 문화적 잠재성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며 우리가 이스탄불 비엔날레를 주목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15회 이스탄불 비엔날레를 디렉팅한 덴마크와 노르웨이 출신의 듀오 엘름그린과 드라그셋은 그들의 비엔날레가 이웃과 같은 존재감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그들은 터키 출신의 예술가를 포함한 32개국에서 온 56 명의 예술가들이 2017년 ‘좋은 이웃’이라는 테마에 참가할 수 있도록 초청했다. 비엔날레를 위해 마련된 여섯 군데의 전시 장소는 도시 속 다른 면의 삶을 반영하였다. 가정과 소속, 이웃에 대한 다양한 개념과 탐구를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이스탄불 현대 미술관, 갈라타 그리스 초등학교, 아크 문화 미술관, 페라 박물관, 요운룩 아티스트 아틀리에, 큐축 무스타파 파사 하맘로 알려진 전시장들로 이루어졌다. 예술가들은 각 장소의 건축적 특성과 건물의 목적에 적합한 작품들로 구성하여 출품했다.
최근까지 공사 중이었던 이스탄불 모던에서 라티파(Latifa Echakchch)의 설치물과 그 주변에 요나민의 콜라쥬를 선보였다. 라피파와 요나민은 인구 반 이상이 살고 있는 주변 도시에서 일어나는 창조와 파괴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거리 위에서 수집한 재료들로 표현했다. 반면 페라 박물관에서는 오리엔탈 아트와 오스만 제국의 유물과 관련한 전시들로 이루어졌다. 특히 미국출신의 예술가 프레드(Fred Wilson)는 설치 예술을 통해 오스만 시절 아프리카계 흑인들이 공예품을 제작하는데 미친 발자취들을 그려나갔다. 이러한 작품들은 이스탄불이 8000년 역사 동안 문화적인 면에서 융화에 앞장선 역할과 이스탄불 도시 자체 의 정체성 역시 시대적 맥락과 함께 스스로 재정의 해오고 발전해왔다는 것을 반영하고자 했다. 보수주의 물결이 최근 고조된 가운데, 모스크 첨탑을 비롯해 비잔틴 분수들과 13세기부터 반짝이는 모자이크를 담고 있는 이스탄불 도시의 건물들은 여전히 공생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2017 터키이스탄불비엔날레, 페라박물관이미지;사진출처_월페이퍼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