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보레이션 다이어리' 당신의 선택은?
By 홍연진 (스토리텔러)
인터넷 상에서 이제 8번의 월요일이 지나면 2018년이 된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2017년도 어느덧 두 달을 채 남겨놓지 않고 있다. 날씨가 좀 더 추워져서 첫눈이 내리면 이 말이 좀 더 실감 날지도 모르겠다. 화장품 브랜드에서는 연말을 겨냥한 홀리데이 컬렉션을 출시하느라 바쁘지만, 디자인 제품 업계에서는 2018년 다이어리를 서둘러 출시하고 있다. 새해가 오기 전 새로운 다이어리를 쓰며 마음가짐을 다지려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필자도 그 중 하나이다. ‘내년에는 계획적으로 살아야지!’라고 패기 넘치게 외치며 다이어리를 구매했다. 왠지 이맘때쯤이면 습관적으로 하는 말인 것 같지만……. 디자인 쇼핑몰과 프랜차이즈 카페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2018년 다이어리를 살펴보았다.
1. 2018 별별일상 다이어리
<사진=비온뒤 (Be on :D) 온라인 스토어(www.aftertherain0.com)>
바보사랑, 텐바이텐, 1300K 등 유명 디자인 쇼핑몰에서 다이어리 부문을 살펴보았을 때, 인기 1순위를 차지하고 있었던 다이어리는 바로 브랜드 비온뒤에서 출시한 <2018 별별일상 다이어리>였다. 이 다이어리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2. [LUCALAB] 2018 네온 365 A5 저널
<사진=LUCALAB 공식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lucalab_official/)>
추억의 6공 다이어리가 돌아왔다. 어렸을 적 문구점에 가면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표지의 6공 다이어리가 항상 발길을 붙잡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 어른들 사이에서 다시 유행을 하게 되리라고 누가 알았을까? 6공 다이어리는 다이어리 속지에 구멍이 6개가 뚫려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속지 구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이어리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원하는 속지를 선택한 후 색지, 스티커, 마스킹 테이프, 메모지 등을 사용하여 꾸미곤 한다.
<사진=LUCALAB 공식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lucalab_official/)>
하지만 6공 다이어리가 자유자재로 꾸밀 수만 있어서 사랑받는 것은 아니다. 그것만이 가지고 있는 빈티지한 느낌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다이어리 꾸미는 것을 귀찮아하는 필자도 6공 다이어리만이 가지고 있는 옛날 감성을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LUCALAB] 2018 네온 365 A5 저널>은 이러한 유행의 흐름을 따라 출시된 6공 다이어리이다. 현재 다양한 에디션이 준비되어 있는데, 아티스트 ‘캠퍼’와 콜라보레이션을 한 ‘무드 365’ 에디션, 빈티지한 그래픽과 색감이 돋보이는 ‘오데투조이 365’ 에디션 등이 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네온에디션은 기존 에디션보다 큰 사이즈인 A5로 넉넉한 공간에 스크랩하고, 필기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PVC 커버를 네온 색상으로 제작하여 소위 ‘힙한’ 느낌을 살렸다.
속지 디자인에는 아쉽게도 큰 특별함이 없다. 필기할 수 있는 여분의 페이지는 별도 구매가 가능하다. 속지 구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점을 활용한 마케팅 방식이다. 2018 네온 365 A5 저널은 현재 17,8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크기가 좀 더 작은 일반 에디션은 14,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앞서 소개했던 별별일상 다이어리보다는 비싸지만, 필요한 속지를 원하는 만큼 채워 넣을 수 있다는 장점을 생각했을 때, 무리 있는 가격은 아니다.
3. 2018 이야기 다이어리
<사진=1300K(http://bit.ly/2yh71Cw)>
속지 디자인보다는 내구성에 더 초점을 둔 다이어리도 있다. 브랜드 리훈에서 출시한 <2018 이야기 다이어리>이다. 2017년형 이야기 다이어리를 사용한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불편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세트로 제공되는 볼펜의 심 굵기, 뒷장 비침, 다이어리를 여닫을 때 뻑뻑한 점 등을 의견으로 받았다.
그래서 올해 다이어리에는 0.5mm의 얇은 심을 사용한 저점도 펜을 제공하여 볼펜 특유의 잉크 뭉침과 번짐이 없다. 또 많은 것을 기록하고,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120g의 두꺼운 모조지로 제작했다. 흔히 다이어리에 대한 불만으로 제기되는 뒷장 비침이 덜하다. 작년 다이어리가 여닫을 때 지나치게 빡빡하다는 의견을 듣고, 올해는 여유 있게 제작했다. 외관 표지뿐만 아니라 내지의 표지에도 신경을 썼는데, 기존 마닐라에서 로얄 아이보리로 교체하여 더 튼튼하다고 한다. 표면에는 두꺼운 우레탄 코팅을 하여 생활 기스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디자인 면에서 눈에 띄었던 점은 한 주, 한 달 동안 OX를 체크하면서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존에 메모지로 출시되었던 체크리스트를 다이어리 내지에 넣었다는 것이다. 이는 별별일상 다이어리의 디자인과 유사하지만, 그 외 다이어리에서는 잘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사전처럼 단면에 인덱스 처리를 하고, 페이지마다 페이지 번호를 인쇄해서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했다. 다이어리에 페이지 번호를 새기는 것은 단순하면서도 참신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4. 2018 스타벅스 커피 X 팬톤 플래너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는 매년 연말이 되면 플래너 증정 행사를 연다. 올해도 어김없이 출시가 되기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2018 스타벅스 플래너를 받기 위해서는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7잔의 음료를 구매한 뒤 e-프리퀀시를 모아야 한다. e-프리퀀시는 스타벅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적립할 수 있다. 늘 그렇듯 선착순 증정이기 때문에 원하는 크기와 색상의 디자인을 차지하기 위해 e-프리퀀시 전쟁이 벌어진다.
올해 선보인 플래너는 ‘몰스킨’이 아닌 색채 전문 기업 ‘팬톤’과 협업하여 제작되었다. 지난 3년 동안 스타벅스 코리아는 노트 및 플래너 전문 브랜드인 ‘몰스킨’과 협업을 진행했다. 몰스킨은 두께나 디자인 별로 다양한 종류의 수첩을 선보이고, 무엇보다 내구성이 뛰어나 오랜 시간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에 업체를 변경한 이유는 고객을 대상으로 선호하는 디자인과 색채를 설문 조사한 결과 팬톤이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이번 플래너의 주제를 ‘스타벅스와 함께하는 다채로운 일상(Color Your Life in Starbucks)’으로 잡았다. 팬톤과 함께 선정한 다섯 가지 색상은 따사로운 아침 햇빛을 닮은 ‘멜로우 샤인’, 흐드러진 꽃잎을 표현한 ‘블루밍 페탈’, 상쾌한 오후의 뭉게구름 같은 ‘미스틱 클라우드’, 로맨틱한 노을을 연상시키는 ‘선셋 블러쉬’, 짙은 밤하늘을 닮은 ‘미드나잇 스카이’다. 일상 속 소중한 순간들을 포착하여 색상으로 재현한 것이다. 표지 하단에는 색상의 고유 이름과 코드를 인쇄하여 팬톤의 아이덴티티를 살렸다.
속지는 위클리와 데일리의 두 가지 타입으로 구성했다. 타입에 따라 크기도 다르다. 앞부분에는 한 해의 목표를 정리할 수 있도록 팬톤 컬러칩 모양을 딴 2018년 위시 리스트 페이지를 첨부했다.
5. 2018 할리스 커피 X 29CM 플래너
<사진=할리스커피 공식 홈페이지>
스타벅스커피에 이어 할리스커피도 국내 편집샵 브랜드 29CM와 협업하여 6가지 에디션으로 플래너를 출시했다. 증정 조건은 겨울 시즌 음료 2잔을 포함한 총 7잔의 음료 구입이다.
애슝, 시우, 아티스트 프루프, 노이신, 코우너스, 남무현 등 유명작가 6인이 표지 디자인에 참여했다. 작품에 담긴 작가들의 생각을 살펴보았다. 애슝 작가는 “영화 ‘오만과 편견’과 커피를 주제로 소설과 영화에서 연상되는 색과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티 테이블과 할리스 커피의 이미지가 잘 매치될 수 있도록 구상했다.”고 밝혔다. 시우 작가는 “오래 두고 보아도 편안하고 기분 좋아지는 힐링이 될 수 있도록 식물패턴으로 작업을 진행했다”라고 말했으며, 작가 코우너스는 “HOLLYS / COFFEE / 2018이라는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글자를 불규칙하게 조합하고, 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할리스커피의 심볼인 별을 20개 장식했다.”고 말했다. 6가지 에디션 모두 서로 다른 일러스트를 선보이고, 그에 따른 개성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소장 가치가 높다.
지금까지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다이어리의 디자인을 살펴보았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까다로워지는 만큼 다이어리도 기능적인 면과 디자인적인 면 모두에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어떤 다이어리를 구매해야할지 고민이라면 앞서 소개한 제품들 중에서 골라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새해에는 꼭 마지막 페이지까지 쓸 수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