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사람도 옛날입맛ㆍ옛날취향…그때로 리턴즈
‘유행은 돌고 돈다’. 유통업계에서 진리처럼 통용되는 말이다. 과거의 디자인이 수십년 뒤 모티프로 차용돼 새로운 유행을 창조하는 일이 반복돼왔다. 최근 식음료업계서도 이같은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다.
뉴트로에 힘입어 식음료업계는 ‘옛날사람’ 입맛으로 회귀했다. 업계는 과거 패키지와 맛을 구현한 제품을 속속 선보이며 소비자 시선을 끌고 있다.
옛날음료도 전성기 못잖은 인기를 구가 중이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출시 20년이 넘은 ‘갈아만든 배’와 ‘포도봉봉’은 나란히 올 상반기 과즙음료 누적판매량 1, 2위에 올랐다. 갈아만든 배는 한 해외 남성지에 숙취해소 기능이 높다고 소개된 것이 전환점이 돼 재조명을 받았고, 포도맛 음료에 포도 알갱이가 든 포도봉봉은 인스타그래머들 사이에서 인기음료에 등극했다. 이에 CU는 1989년 ‘따봉’(Esta bomㆍ브라질어로 ‘좋다’라는 뜻)을 유행어로 만든 ‘따봉 제주감귤’을 출시하며 트렌드 주도권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롯데마트는 45년 전통 ‘서주아이스주’를 홈 아이스크림으로 단독으로 내놓으며 복고 바람을 겨냥했다. 단순한 우유맛으로 인기를 끌었던 서주아이스주 본연의 풍미를 유지하되 성분, 식감, 형태를 ‘요즘사람’에 맞게 리뉴얼했다.
남양유업이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공방 백미당(百味堂)은 이름부터 외래어 일색인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한다. 공간은 복고를 넘어 전통을 파고든다. 800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팔만대장경을 모티프로 전통미를 살린 공간을 구성했다. 백미당에서는 오래 전 유통되던 병우유 타입의 유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으며, 한국 공예 작가들의 컵과 기물을 이용해 완성도를 높였다.
흥미로운 것은 중고사이트에서 과거의 사은품 유리컵은 ‘빈티지 컵’으로 등극해 ‘귀하신 몸’이 됐다는 점이다. 80~90년대 여느 집 찬장에 하나쯤은 있었을 ‘서울우유’, ‘델몬트’, ‘비락우유’ 특정 회사의 옛 상표가 붙은 유리컵은 복고 감성 뿜어내며 젊은층에 인기다. 포털 중고사이트서 개당 1만~5만원에 거래되는데, 88올림픽 기념 ‘호돌이컵’의 경우 희귀품으로 꼽혀 10만원에 육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매일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 소비자들은 이러한 자극에 어느 순간 피로를 느끼게 된다”며 “뉴트로는 옛 추억을 되살리면서 심리적 안정과 만족감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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