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표 산업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 “환경이 디자인 좌우”
“껌껌하게 밀폐된 옷장은 금방 엉망진창이 돼요. 옷가지들을 되는대로 쑤셔놓죠. 그래서 최근에 집의 옷장을 투명한 유리로 개조했어요.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는 재킷, 코트, 셔츠를 음미하고 정돈된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됐죠. 주변의 분위기, 공기를 조화롭게 만들기 위한 하나의 시도죠.”
‘앰비언트(Ambient)’. 직역하면 ‘주위의’ 혹은 ‘환경’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음악 장르에 사용되는 단어다. 일본 대표 산업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深澤直人ㆍ61)의 안광은 보다 더 본질적인 곳에 초점을 맞춘다. 일반적으로 디자인이라는 개념에서 물체는 핵(核)이고 주변부는 부가적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사물로부터 파생되는 분위기(Ambient)를 더 중요시한다. 사물과 인간 사이에 있는 주변의 분위기 혹은 환경이 디자인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헤럴드디자인포럼2017’의 세 번째 강연자로 나선 후카사와 나오토는 “디자인이란 어떤 것을 단순히 조형적, 기술적으로 제작하는 것을 넘어서 물건이 놓여진 환경과 분위기를 고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디자인의 윤곽선(Outline of Design)을 긋기 위해서는 환경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한다”며 “디자이너는 손에 잡히지 않는 공기, 혹은 공간에 조화로운 선을 긋는 사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