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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넘어 세계로 향하는 K-컬처
2021.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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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코로나19로 줄취소됐던 문화 교류 재개

클래식ㆍ전통 기반 대중음악 등 공연 활발

지난 9월부터 유럽 공연장 정상화

 

BTSㆍ‘오징어게임’ 인기에 K-컬처도 진출

다만 순수예술은 아직 불모지

“K-컬처 확산이 국격 높이는 일에 기여할 것”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팬데믹에 가로막혔던 국경의 벽이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며 꽉 막혔던 문화 교류가 서서히 시작, 다시 ‘K-컬처 알리기’를 시작하고 있다.

 

지난 1일 독일 드레스덴에선 ‘한국의 밤(Koreanische Nacht)’ 행사가 열렸다. 오는 21일까지 진행되는 ‘드레스덴 재즈타게(Jazztage Dresden, 드레스덴 재즈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날 공연엔 첼로가야금과 신노이 두 팀이 한국을 대표해 참가했다. 주독일문화원에 따르면 ‘한국의 밤’은 주최 측이 이날 하루를 한국 재즈의 밤으로 정하고, 한국의 재즈 뮤지션들을 초청하면서 행사가 성사됐다. 오랜만에 열린 한국 뮤지션들의 행사로 불어올 ‘K-컬처 훈풍’에 대한 기대도 높다. 주한독일문화원 관계자는 “우리의 전통음악이 가미된 한국의 재즈를 통해 그동안 발길이 적었던 구동독 지역 드레스덴에서 한국을 널리 알리고 구동독 지역과 다양한 음악적 교류가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팬데믹이 당도한 이후 해외 문화원은 물론 국내 예술단체 등에서 진행되는 K-컬처 행사는 모조리 취소됐다. 2010년대 이후 한국 예술단체 중 해외 초청이 가장 많은 단체로 꼽히는 안은미컴퍼니는 물론 해외 공연이 활발했던 잠비나이, 악단광칠 등도 줄줄이 취소와 기약 없는 연기를 겪었다. 잠비나이 멤버 최진혁은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이미 50회 정도 예정됐던 모든 해외공연에 갈 수 없었다”고 귀띔했다. 최근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하 진흥원), 현지 문화원 등을 통해 한국 아티스트들의 공연과 전시가 서서히 재개되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예경)는 센터스테이지 코리아를 통해 한국 공연예술의 해외 무대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예경 측은 “팬데믹이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가을부터 점차 한국 공연단체의 해외투어를 지원하며 2022년 해외 공연시장 진출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고 봤다.

 

공연은 다양하다. 악단광칠을 비롯해 가야금 박경소 박순아, 그룹 신노이 동양고주파 블랙스트링 달음은 예경을 비롯해 주영국 한국문화원과 런던재즈페스티벌 주관사인 시리어스(SERIOUS)가 공동 주최하는 K-뮤직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고 있다. 싱어송라이터 김뜻돌과 일렉트로닉 듀오 해파리는 대만 타이난에서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는 루크페스트(LUCfest)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K-예술단체들이 다시 해외 투어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며, 9월부터 유럽 공연장의 운영이 정상화되면서다.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면 객석의 100% 판매가 가능하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측은 “유럽 현지의 코로나 분위기는 매우 안정적”이라며 “모든 건물에선 출입할 때 백신 접종 완료 증명서를 요구하는 등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축제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도 활성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해외 공연을 하는 예술가와 예술단체들의 체류도 보다 수월해졌다. 국가별 방역지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EU 국가를 방문하는 한국인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증이나 백신 접종 확인서를 제출하면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다만 EU에서 탈퇴한 영국은 사정이 다르다. 입국자의 국적이나 출발국가에 따라 자가격리가 필요 없는 그린(green), 자가격리가 필요한 앰버(amber), 입국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운 레드(red)의 세 그룹으로 나눈다. 한국은 앰버 그룹인 만큼 영국에서 공연하는 예술단체들은 자가격리가 필수다. 대신 5일째 되는 날 PCR 검사를 받아 결과가 음성이면 자가격리를 조기 종료할 수 있다.

 

 

K-예술단체들의 해외 진출은 새로운 한류를 불러오리라는 기대감이 높다. 최근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의 K팝 열기, ‘오징어게임’이 불러온 ‘K-드라마’ 인기로 K-컬처 역시 향후 5년 이내 최대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문화예술계의 청신호가 나오는 상황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 중에 K-콘텐츠가 성공적인 사례를 많이 만들며 한국 문화에 대한 인지도가 더욱 상승했다”며 “한국어나 한국 음식 등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영국 런던의 ‘코리안댄스페스티벌’에 참가한 ‘시나브로 가슴에’는 투어 인원 전원이 백신을 접종한 뒤 5일간의 자가격리를 마치고 공연 ‘제로 (Zero)’와 ‘이퀼리브리엄(Equilibrium)’을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현지 호평도 이어졌다. 댄스 컨소시엄 노스 웨스트(Dance Consortia North West)의 폴 스미스(Paul Smith) 협력 감독은 “(시나브로 가슴에의) 춤과 안무는 의미와 목적으로 가득 찬 독특한 스타일로 완성된 작품이었고, 확신에 차 있었다”고 말했다.

 

 

악단광칠의 미국과 캐나다 12개 도시에서 진행되는 이번 투어를 책임지고 있는 에이전시 소리 아티스트(Sori Artists)는 “아직 미국 내 공연시장은 기존처럼 해외 예술가를 적극적으로 기획하는 추세는 아니다. 이번 투어가 다른 해외 예술가들과 현지 관계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돼 더 많은 한국과 해외 예술가들에게 기회가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대중문화와 달리 K-컬처로 포괄할 수 있는 무용, 전통음악, 클래식, 미술 등 순수예술 분야는 전 세계에서 불모지나 다름 없다. 진흥원 관계자는 “극소수의 빅 네임을 제외하곤 모든 한국 아티스트는 유럽 무대에서 인지도 면에서 신진이나 마찬가지라 한국 아티스트를 세계 무대에 알리는 일은 큰 의미가 있다”며 “순수 예술에 대한 존중은 유럽에선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인식에 기초하는 만큼 한국의 예술작품과 예술가를 국제 무대에 소개하는 것이 국격을 높이는 일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shee@heraldcorp.com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21110300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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