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에 맥주 땡기네’…유통가 “월드컵ㆍ선거야, 부탁해”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 직장인 김모(33ㆍ남) 씨는 평소 프리미어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챙겨보는 축구 마니아다. 그는 2주 앞으로 다가온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벌써부터 들떴다. 다음달 14일 개막전이 열리기 전에 미리 대형마트에 들러 맥주와 안주류 등을 넉넉히 사둘 예정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월드컵과 지방선거 등의 이벤트를 앞두고 6월 특수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유통가가 관련 수요 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통상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리면 TV 시청자가 늘면서 맥주와 안주 등 먹거리 수요가 평소보다 증가한다. 이번 월드컵은 대한민국 대표팀이 독일, 멕시코, 스웨덴 등 강호들과 맞붙는다는 점에서 경기 결과에 회의적인 전망도 나오지만, 경기가 비교적 시청하기 좋은 시간대(오후 9시~자정)에 열린다는 점에서 유통업계의 기대감이 읽힌다.
롯데마트는 축구 응원을 하며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맥주와 즉석 조리식품, 안주류 등에 대한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 월드컵 공식 후원사들이 내놓은 기획 상품이 관련 마케팅에 먼저 시동을 걸었다. 롯데마트에선 31일부터 일주일간 월드컵 기념판 ‘버드와이저(473㎖/캔)’를 4개 구매 시 9000원에, 기념판 ‘카스(500㎖/캔)’를 5개 구매 시 9000원에 제공한다. 하이네켄(650㎖)과 동원 육포(각 50g) 3종에 대해서는 아무거나 4개 구매 시 1만원에 구입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한다.
남흥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아직 세부적인 마케팅 계획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기 위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며 “16강 기원 이벤트를 비롯해 다양한 야식과 간식류 등에 대한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마트는 경기 시청 수요를 고려해 월드컵 기간 치킨ㆍ피자ㆍ튀김류 등 즉석조리 식품의 작업량을 평상시 대비 20~30% 가량 늘릴 예정이다. 또 맥주와 안주류에 대한 가격 할인 행사도 검토 중이다.
편의점도 월드컵 특수 공략에 나섰다. 대한민국의 예선 경기가 있는 당일(6월 18일, 23일, 27일)에 GS25에서 BC카드로 수입맥주 8캔을 구매하면 5000원 캐시백을 받아 1만5000원에 구입 가능하다. 개막전이 있는 14일부터 이달 말까지 안주류 16종에 대해 1+1 행사도 진행한다.
월드컵 개막에 앞서 6월 13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도 유통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31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다. 업계에선 이 기간 음료 판매 등에서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CU가 제19대 대통령 선거 운동이 시작된 지난해 4월 17일부터 30일까지 주요 음료 매출을 분석한 결과, 드링크 음료 매출은 전년에 비해 30.2%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로 회복 등에 효과가 있다는 인식 때문에 선거 운동원과 지지자들에 의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CU 관계자는 “지난 선거 기간 드링크 매출은 4월부터 기온 상승으로 높은 매출지수를 보이는 아이스드링크(27.8%)와 이온음료(23.3%)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증가했다”며 “이번 지방선거 기간에도 선거유세 지역 인근 점포의 드링크 음료 등의 매출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