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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약방’서 가장 많이 팔린 처방은 무엇?
201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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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마음약방’서 가장 많이 팔린 처방은 무엇?

-마음 아픈 시민에게 약 주는 자판기
-‘폰 중독’, ‘미래막막증’ 처방 인기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서울 ‘마음약방’을 찾은 시민들이 가장 많이 호소한 병은 ‘유행성 스마트폰 중독’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생활에 지친 시민들은 ‘미래 막막’, ‘연애세포 소멸’, ‘의욕 상실’ 등 증상에 따른 처방전도 줄지어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마음약방은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판매하는 자판기다. 
 
500원을 넣고 마음증상 중 하나를 선택하면 이에 따라 영화, 도서, 그림 등 예술처방이 나오는 식이다. 가령 ‘유행성 스마트폰 중독’ 처방에는 손가락을 보호하는 밴드, 스마트폰 중독 자가 진단표 등이 들어있다. 지난 2015년 2월 시청 지하 1층 시민청에 1호점이 들어선 후 그 해 12월 대학로 서울연극센터에 2호점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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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재단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월부터 작년 10월까지 마음약방 1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처방전은 ‘유행성 스마트폰 중독’이다. 판매 수만 4205개에 이른다. 이어 ‘미래막막증’(4194개), ‘급성 연애세포 소멸증’(4178개), ‘의욕상실증’(4163개) 순이다. 
‘유행성 스마트폰 중독’을 뺀 세 처방전은 모두 ‘팍팍한’ 일상에 시달리는 시민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 시민 상당수는 ‘현실도피증’(4147개), ‘월요병 말기’(4014개), ‘노화자각증상’(3556개)에 따른 처방전을 받았다. 이 기간 처방전 판매량은 7만1477개, 수익은 3573만8500원으로 집계됐다.
 
대학생 이용자가 많은 2호점에서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작년 10월까지 ‘과민성 멘탈장애’가 1672개로 가장 많이 팔린 처방전에 올랐다. ‘꿈소멸증’(1658개) ‘용기부전’(1644개) ‘작심 3ill-ness’(1640개)가 뒤따랐다. 
 
이용 시민들과 이야기해보니 사연은 다양했다. ‘분노조절장치 실종’ 처방전을 산 직장인 이연식(34) 씨는 “계속되는 야근과 술자리로 잠이 부족해서인지 아무 것도 아닌 일에 화가 치밀 때가 많아졌다”며 “동전 하나로 알찬 선물을 받아가는 것 같아 설렌다”고 했다. ‘외톨이 바이러스’ 처방전을 구입한 서혜인(22ㆍ여) 씨는 “아직 마음을 터놓고 지낼만한 친구가 많아 없어 때로는 병원에 가야하나 싶을 정도로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재단은 마음약방 1ㆍ2호점을 통해 이번 기간 처방전 10만932개를 팔고 이로 인해 5046만원 수익을 냈다. 그간 마음약방 2호점을 준비하고 처방전을 만드는 데 모두 2422만원을 사용했다. 남은 2624여만원 상당부분은 시민들의 심리치료를 위한 각종 사업에 기부할 방침이다.
재단 관계자는 “서울 곳곳 마음약방을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이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 원문보기: 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80102000094&ACE_SEARCH=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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