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팝아트의 대가, 데이비드 호크니
-David Hockney전을 다녀와서
By 배지수(스토리텔러)
지난 여름, 퐁피두 센터에서 열린 ‘David Hockney’ 전을 다녀왔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호크니는 영국의 화가이자 판화가, 사진가이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영국 팝 아트의 대가라 불리며, 60년대 영국 팝 아트 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작가이다. 현재 호크니는 여든을 넘는 나이이지만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호크니는 작품에서 솔직하고 정확한 사실성을 추구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작품에서 자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계속해서 다양한 분야를 오가며 새로운 시각적인 자극을 찾아 작품에 적용시키고 있다. 호크니 전에서 인상 깊게 본 그의 다채로우면서도 평온한 독특한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호크니가 주로 삼는 작품의 대상에 따라 4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를 해보았다.
1 인물
호크니는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 후 미국에서 활동을 하였다. 그 당시 미국에서 추상주의가 각광을 받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호크니는 인물을 그림에 담는 것을 선호했다고 한다. 그는 친구, 애인, 부모님, 클라이언트 등등 주변 사람들을 그림에 자주 담았으며 인물의 겉모습 뿐 아니라 그들 사이의 관계까지 작품에 표현하고자 하였다.
[Self Portrait with Red Braces 2003]
Mr. and Mrs. Clark and Percy, 1970-1971
호크니의 초상화들 중 가장 유명한 작품. 패션 디자이너인 오시 클라크와 그의 아내이자 텍스타일 디자이너인 셀리아 버트웰, 그리고 그들의 고양이 퍼시를 그린 작품이다. 셀리아 버트웰은 자주 호크니의 인물화에 등장한다.
My parents 1977
American collectors, 1968
출처 [호크니 공식 홈페이지 http://www.davidhockney.co/home]
2 수영장시리즈
프랫포드 아트스쿨, 영국왕립예술원을 졸업 후 호크니는 고향 영국을 떠나 미국 뉴욕을 거쳐 캘리포니아로 이주하였다. 그는 좀 더 선명하고 밝은 패턴과 야자수, 젊은 사람들 등을 소재로 삼으며 평온하면서도 퇴폐적, 관능적 분위기를 풍기는 그림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특히 호크니는 1960년대에 캘리포니아 집 앞 마당에 있는 수영장에서 영감을 받아 수영장을 배경으로 하는 수영장 시리즈의 작품들을 그리기 시작하였는데, 이 수영장 시리즈 작품들은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으며, 오늘날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표적인 시리즈로 꼽히고 있다.
a bigger splash, 1967
수영장 시리즈의 첫 작품
peter getting out of nick’s pool 1966
portrait of an artist (pool with two figures) 1972
3 자연
한편, 호크니는 캘리포니아에서의 30년간 생활을 마치고 영국으로 다시 귀국한 뒤, 자연을 소재로 하는 작품들을 많이 선보이기 시작하였다. 호크니는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경이로움을 담은 풍경화를 그려냈다. 그는 직접 야외로 나가 풍경화를 그리곤 했는데, 드넓은 자연을 표현하기 위해 작품의 규모를 매우 크게 하였다. 실제로 호크니 전에서 봤던 작품 중 자연을 소재로 하는 작품들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사이즈가 한쪽 벽면을 꽉 채울 정도로 커, 실제로 자연에 온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woldgate woods 3, May 20& 21, 2006
이 작품은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으로 무려 사이즈가 캔버스 6개를 합친 것만 하다.
woldgate woods, 30 March-21 April, 2006
같은 장소의 다른 계절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bigger trees near water, 2007
Early Spring, woldgate, 2010
4 포토꼴라주
사진가로도 활동을 해온 호크니는 그가 찍은 사진들을 이용한 작품들도 선보였다. 주로 사용한 방법은 꼴라주 였는데, 같은 장면의 다양한 부분을 찍은 사진들을 모두 모아 공간이 호크니만의 방식으로 재해석된 듯한 느낌을 주었다.
Still Life Blue Guitar, 4th April 1987
이 작품은 폴라로이드 사진들을 이용한 포토꼴라주 작품이다.
Merced River, Yosemite Valley, Sept. 1982
Robert Littman Floating in My Pool Oct. 1982
5 아이폰, 아이패드
호크니 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던 파트가 있었다. 바로 아이폰, 아이패드로 작업한 작품들이 전시되있는 파트였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최근 호크니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매체라고 한다. 그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손쉽게 휴대하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하였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작업했다고 믿기엔 너무나도 훌륭한 작품들에 사람들은 또 한번 호크니 작품들에 감탄을 하고 있다.
Ipad Drawings
Iphone Drawings
호크니는 그 시대의 주류를 이끄는 소재, 매체, 표현법 등을 따르는 것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소재와 매체에 구애받지 않는 그의 수많은 명작들을 만들어냈다. 항상 새롭고 멋진 작품을 선보이는 호크니는 여든이 넘는 나이임에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작가이다. 퐁피두 센터에서 열린 호크니 전은 2시간 정도의 줄을 서서 들어가야 했지만, 그보다 훨씬 큰 값어치를 느낀 전시회였다. 한국에서도 호크니 전이 열리는 날을 기다리며 글을 마친다.